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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기계발] 다크호스 Dark Horse

ONZT 2023. 6. 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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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호스

전작 『평균의 종말』을 통해 평균의 허상을 폭로한 바 있는 선두적인 사상가 토드 로즈와 신경과학자 오기 오가스는 그동안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다크호스 프로젝트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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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번아웃이라 생각이 들 정도로 나태해지고 의욕이 많이 사라졌다. 매일 회사로 출근하며 전의를 상실했다. 안 그래도 생각이 많은 편인데, 의욕이 사라지니 잡생각이 더더더 많아졌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어느 순간부터 내가 무지막지한 핑계쟁이에 투덜이가 되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더 이상 핑계를 그만 대고 싶었고, 주변 탓을 그만하고 싶었다.

 

 제일 먼저 결심한 것은 인생의 장단기 목표와 계획 세우기였다. 오로지 내 계획과 목표에만 몰입하고 나아가고 싶었다. 나의 번아웃과 수많은 핑계들은 내가 목표의식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결 방안은 나름 쉽게 찾았지만 생각보다 실행이 힘들었다. 3-40분이면 뚝딱 써 내려가던 여행 계획과는 다르게 오직 한 번뿐인 내 인생의 계획은 완벽해야 할 것 같고 오점이 없어야 할 것 같았다. 이런 생각으로 마주하니 계획을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그래서 도움을 받기 위해 관련된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은 책 중 하나가 이 다크호스였다. 정말 오랜만에 완독한 책이었다. 내용은 뻔하다. 남들이 가는 길을 좇지 말고 너만의 길을 가라. 그러려면 너 자신부터 잘 알아라. 하지만 이 뻔한 이야기를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이 독특하고 재밌었다. 그런 작가의 관점과 예시들이 굉장히 설득력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나를 위해서는 무엇부터 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고민해야 할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꽤 오래전부터 나는 인생의 스승을 찾아 헤맨 것 같다. 번번이 실패했지만 어디를 가든 내 롤 모델을 찾으려 노력했고, 내가 선택한 스승이자 롤모델이 내가 가는 목적지까지 끊임없이 조언해 주고 힘이 되어주길 바랐다. 뒤늦게 롤 모델이자 인생의 스승이라 생각되는 분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에게 최근까지 조언을 많이 구해왔다. 하지만 그분의 조언을 들을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이 자꾸 불편했다. 나는 고집이 너무 셌고, 그런 내가 듣기에 그분의 조언은 강요에 가까웠다. 조언을 얻고자 시작한 대화의 끝에서는 결국 이 대화가 나를 위함이 아니라 그분 자신을 위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가 오랜 시간 집착했던 스승이자 롤 모델이라는 개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최근 독서량을 늘리며 깨달았다.

 

 책 속에 길이 있다. 책은 최고의 스승이다. 

 

 

NOTE


표준화 계약하에서는 누구나 다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 표준화 계약은 일직선의 길을 따라 걸으면 누구나 기회를 공평히 누리게 된다고 약속한다. 단, 그런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남들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과 똑같은 일을 하되, 그 똑같은 일을 동료들보다 더 잘 해내야 한다. (...) 표준화 계약에서 성공하기 위해 따라야 할 주된 계명은 한마디로 다음과 같다.
남들 모두와 똑같되 더 뛰어나라. ----- p54
[The game of judgment]
1단계: 누군가를 비판하려 드는 순간을 의식해 나의 반응이 어떤지 살펴본다.
2단계: 그 순간 나의 진정한 마음 속 감정을 살펴본다.
3단계: 그런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자문한다.
(...)
예를 들어, 유명인의 인터뷰 장면을 보다가 '부나 명성을 좇으면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돈과 세상의 갈채는 당신에게 강한 동기 요인이 아닐 것이다. (...) The game of judgment의 목적은 다른 사람들의 장단점을 냉정히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 여기서 목적은 강하게 일어나는 감정 반응을 이용해 당신 자신의 숨겨진 욕구의 윤곽을 찾아내는 것이다.
----- p100
표준화된 기관들은 오히려 '선택 choosing' 을 '고르기 picking' 로 대체했다고 봐야 맞다. (...) 레스토랑 메뉴에서 메인 요리를 고르는 것과 뭐든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어떤 저녁 음식을 준비할지 선택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선택은 적극적 행위다. 선택의 자유가 있으면 자신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아무도 주목하지 못할 만한 기회들까지도 가능해진다. 고르기는 수동적 행위다. 제공된 선택지에서 고를 때는 다른 누군가는 이미 선택다운 선택을 했는데 당신은 그저 제공받은 초콜릿 상자에서 초코 캔디 하나를 고르고 있는 셈이다. ----- p124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데 생소하고 불확실한 기회를 좇느라 그렇게 힘들게 쟁취한 성과를 위태롭게 할 이유가 있을까, 싶어진다. 갑자기 확률에 승부를 걸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생긴다. 심지어 적합성의 타당성에 대해 심각한 의혹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도 속아 넘어가면 안 된다. (...) 새로운 기회가 현재의 기회보다 적합성이 더 좋아서 이대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살게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면, 현재의 기회가 아무리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워 보이더라도 더 큰 충족감을 주는 선택지를 선택해야 한다. (...) 진정성의 느낌을 키워줄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는 순간, 안락함을 잃는 것보다 더 심각한 손실의 위험에 놓인다. 목표의식을 잃을 위험이 있다. ----- p150
다크호스들은 목적지는 무시해도 목표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에서는 목적지와 목표가 명확히 다른 개념이다. 우선 목표는 언제나 개개인성을 근원으로 삼는다. 보다 명확히 말하자면 적극적 선택을 통해 목표를 세운다. 반면에 목적지는 다른 누군가의 목표관에 응해 따라가는 지향점이다. 이런 목적지는 대체로 표준화된 기회제공 기관에서 정해놓은 것이다.
목표는 당장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다. (...) 그에 반해 목적지에 도달하는 일은 언제나 의존적이다. 중간에 발생하는 상황이나, 불확실한 상황,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목적지에 가려면 다수의 미래 전략들이 필요하고, 이 미래 전략들은 중간에 개입되는 전략의 결과에 좌우된다.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충족감을 달성하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 p229
[경사 상승]
눈으로 볼 수 있는 한 멀리까지 봉우리와 계곡들이 쫙 펼쳐진 지형을 상상해보자. 여기서 당신에게 주어진 임무는 가장 높은 봉우리의 꼭대기로 올라가는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미답의 지대라 지도가 없다. (...) 이런 상황이라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등반 경로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 먼저, 출발지점 근처의 모든 경사지를 쭉 둘러보며 어떤 경사지가 가장 가파른지 파악한다. 그쪽 경사지를 타고 조금 올라가다가 멈춰 선 후 그 새로운 전망 지점에서 주변을 둘러보며 올라가기에 더 유리한 방향이 있는지 살펴본다. 이때는 더 가파른 경사지가 없는지에 특히 유의한다. 이 과정을 거듭거듭 되풀이하다 보면 점점 더 높이 올라가 마침내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이 과정은 가능한 한 가장 빠른 정상정복 루트는 아닐지 몰라도 정상에 확실히 오르게 해줄 루트다. ----- p231